실수를 하고 경위서를 쓰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을 어디까지 써야 할지 막막합니다. 너무 저자세로 쓰면 나중에 불리해지고, 변명처럼 쓰면 인상이 나빠집니다. 작성 순서와 예시, 그리고 쓰지 말아야 할 문장을 정리했습니다.
- 경위서·시말서·사유서 차이
- 경위서 작성 순서
- 예시 — 발주 수량 오류
- 쓰지 말아야 할 문장
- 경위서 작성을 거부할 수 있나
- 경위서가 징계로 이어질까
- 상황별 한 줄 가이드
1. 경위서·시말서·사유서 차이
| 문서 | 핵심 | 주로 쓰는 상황 |
|---|---|---|
| 경위서 | 사건의 경과와 원인을 객관적으로 기술 | 업무 실수, 사고, 분실, 납기 지연 |
| 시말서 | 경과에 더해 반성을 담는 경우가 많음 | 비교적 무거운 과실, 징계 절차 |
| 사유서 | 약속된 일을 못 한 이유를 소명 | 지각·결근, 제출 기한 미준수 |
다만 이 구분은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시말서를 경위서로 순화해 부르는 회사도 있고, 두 문서를 같은 의미로 쓰는 곳도 있습니다. 회사 취업규칙에서 어떻게 쓰이는지가 실제 기준입니다.
2. 경위서 작성 순서
구조는 네 단계면 충분합니다.
- ① 경과 — 언제, 어디서, 무엇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시간 순서대로 씁니다.
- ② 원인 — 왜 일어났는지. 본인 과실이 있다면 그 부분을 명확히 적습니다.
- ③ 조치 — 발생 후 무엇을 했는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 행동입니다.
- ④ 재발 방지 —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무엇을 바꿀지. 구체적인 방법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인적사항(소속·직위·성명), 작성일, 서명을 붙이면 됩니다. 회사 양식이 있다면 그 양식을 따르세요.
3. 예시 — 발주 수량 오류
경과
9월 22일 오전 10시, 거래처 A사 발주서를 시스템에 입력하면서 수량 100개를 1,000개로 잘못 입력했습니다. 9월 23일 오후 2시 물류팀 확인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됐습니다.
원인
입력 후 발주서 원본과 대조하는 확인 단계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조치
발견 즉시 공급사에 연락해 출고 전 수량을 100개로 정정했으며, 추가 비용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A사에도 일정 변동이 없음을 알렸습니다.
재발 방지
앞으로 발주 입력 후 원본과 수량·단가를 대조하는 체크 절차를 거치고, 1,000개 이상 발주는 팀 내 1인 확인을 받은 뒤 확정하겠습니다.
이 예시의 특징은 감정 표현이 없다는 점입니다. 사실과 조치만으로도 책임감은 충분히 전달됩니다.
4. 쓰지 말아야 할 문장
- ❌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습니다" — 나중에 회사와 다툼이 생겼을 때 불리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재발 방지는 방법으로 쓰세요.
- ❌ 과도한 사과와 자책 — "무능한 저의 불찰로" 같은 표현은 사실 파악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 ❌ 남 탓 — 다른 사람의 과실이 있더라도 비난하는 투가 아니라 사실로만 적습니다.
- ❌ 추측 — "아마 ~였던 것 같습니다"는 피하고, 확인된 사실만 씁니다.
- ❌ 사실과 다른 내용 — 작은 부분이라도 나중에 확인되면 문서 전체의 신뢰를 잃습니다.
5. 경위서 작성을 거부할 수 있나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판례가 둘로 나뉘는 기준을 보여줍니다.
- 사실 경위를 보고하는 경위서 — 서울고등법원은 회사가 사건 내용을 파악하고 소명을 듣기 위해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는 징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2011누411). 정당한 업무 지시로 볼 수 있어, 이유 없이 거부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반성·사죄를 강요하는 시말서 — 대법원은 시말서가 단순한 경위 보고를 넘어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의 반성문이라면, 이를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그 제출 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6605).
6. 경위서가 징계로 이어질까
경위서 제출 자체는 징계가 아닙니다. 다만 이후 징계 절차의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용이 중요합니다.
- 제출 전 사본을 보관하세요.
- 회사가 대신 작성한 문안에 서명을 요구하면 사실과 다른 부분은 수정을 요청하세요.
- 징계가 진행된다면 취업규칙의 징계 절차(소명 기회 등)를 확인하세요.
반성문 강요가 반복되거나 모욕적인 방식이라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개별 사안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국번 없이)에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7. 상황별 한 줄 가이드
- 지각·결근 — 사유서 성격. 시간, 사유, 연락 여부, 재발 방지 방법
- 업무 실수 — 경과, 원인, 피해 규모, 수습 조치
- 물품 분실·파손 — 발견 시점, 마지막 확인 시점, 보고 경위
- 고객 민원 — 대화 내용은 기억나는 대로가 아니라 기록 기준으로
퇴사를 고민하는 상황이라면 사직서 쓰는 법과 권고사직 대응도 함께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내용을 정리한 참고용이며, 개별 판단은 사실관계와 취업규칙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글의 기준이 되는 법령과 기관 창구입니다. 개인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최종 확인은 아래에서 하세요.
- 대법원 2009두6605 판결 — 반성문 성격 시말서 제출 명령에 대한 판단
- 고용노동부 — 노동 상담 1350, 진정·신고 안내
자주 묻는 질문
Q. 경위서와 시말서는 무엇이 다른가요?
경위서는 사건의 경과와 원인을 사실 중심으로 적는 문서이고, 시말서는 여기에 반성 내용까지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법으로 정해진 구분이 아니어서 회사마다 쓰임이 다르므로 취업규칙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경위서는 어떤 순서로 쓰나요?
경과, 원인, 조치, 재발 방지 순서입니다. 경과는 육하원칙에 따라 시간 순서대로 적고, 재발 방지는 다짐이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으로 씁니다.
Q. 경위서에 쓰면 안 되는 문장이 있나요?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문장은 나중에 불리한 근거가 될 수 있어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과도한 자책, 남 탓, 추측, 사실과 다른 내용도 쓰지 않아야 합니다.
Q. 경위서 작성을 거부할 수 있나요?
사건 파악을 위한 경위 보고 요구는 정당한 업무 지시로 볼 수 있어 이유 없이 거부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반성과 사죄를 강제하는 시말서 제출 명령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해 정당한 명령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2009두6605)가 있습니다.
Q. 반성문을 쓰라고 강요받으면 어떻게 하나요?
사실 경위는 성실히 적되 반성·사죄 문구는 넣지 않는 방식으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강요가 반복되거나 모욕적이라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에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Q. 경위서를 내면 징계를 받나요?
경위서 제출 자체는 징계가 아닙니다. 다만 이후 징계 절차에서 자료로 쓰일 수 있으므로 사실대로 쓰고, 사본을 보관하며, 회사가 작성한 문안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수정을 요청하세요.